본문 바로가기
문학

가난한 사랑 노래 _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_신경림

by 문학 작품 분석 2024. 11. 29.

가난한 사랑 노래_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_신경림

 

 

 

[작품 해제]

 이 작품은 전 18행으로 연의 구분이 없는 비연시이다. 부제목으로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라고 쓰여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평범한 삶마저 포기하고 살아가야 하는 농촌 출신 노동자의 삶과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농촌 출신의 그는 물질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 노동자로 생활하지만, 가난할지라도 외로움, 두려움, 그리움, 사랑도 다 알며, 가난하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한다. 

 이 시에서는 같은 구문의 반복에서 오는 운율을 드러내며 부정과 반문을 통한 호소력, 가난해도 결코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삶의 진실이 묻어나 있는 작품이다. 자주 쓰이고 있는 설의적 표현의 이면에는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인간적 진실성과 아름다움은 조금도 퇴색하지 않았다는 강한 역설이 숨어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아직은 참고 견디며 더욱 성실한 삶을 지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는 아픔을 노래하면서도 좌절이나 절망에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민중의 삶이 내면화되어 있다. 

 

 

[1행~3행]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 1행은 영탄과 설의법을 통해 가난할지라도 외로움을  알고 있음을 드러낸다.   2행에서는 '너'를 청자로 설정했으나 독백의 느낌이 강하고, 3행은 '눈 쌓인 골목길'과 '새파랗게 달빛이'에서 흰색과 파란색의 색채대비를 통해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각적 심상이 사용되었다.  1행에서 3행까지 가난한 젊은이의 외로움을 도치법을 이용해 표현하고 있다. 

 

 

[4행~7행]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법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4행은 가난해도 두려움이 있음을 설의법을 통해 드러낸다. 5행에서  '두 점을 치는 소리'는 새벽 두 시를 알리는 소리로 통금을 알리는 소리이며 쓸쓸하고 깊은 밤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은 1970년대~80년대로 당시에는 야간 통행을 금지하는 제도가 있었다.    6행에서는 '방법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를 통해 청각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데 '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폭력적 현실을 의미하며 '메밀묵 사려 소리'는 새벽까지 일하는 고달픈 삶을 의미한다. 메밀묵은 겨울밤에 간식으로 즐겨 먹던 간식이었다.  7행에서 '기계 굴러가는 소리'는 청각적 이미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도시의 기계 문명을 상징하는데 삭막한 현대 기계 문명과 고된 삶의 현장을 표현한다.  4행에서 7행까지는 가난한 젊은이의 두려움을 도치법을 이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청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어두운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8행~11행]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고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8행은 가난할지라도 그리움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영탄과 설의법을 통해 드러낸다. 9행의 '어머니'는 그리움의 대상으로  '수없이 뇌어 보지만'에서  가난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젊은이의 안타까운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10행의 '까치밥'은 겨울에 곡식이 없어 굶어 죽을 동물들을 위해 남겨 두는 감으로 인정이 넘치는 고향의 모습을 상징한다. 11행에서 '새빨간 감 바람 소리' 는 고향을 상징하는 소재로 시각과 청각의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리운 고향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8행에서 11행까지는 가난한 젊은이의 어머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도치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12행~15행]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12행은 가난해도 사랑의 마음을 버리지 않았음을 영탄과 설의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13행에서 ' 네 입술의 뜨거움'은 촉각적 이미지를 통해 사랑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며 14행은 '속삭이던'에서 청각적 심상, '네 숨결'에서 촉각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15행에서 '네 울음'은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가난 때문에 헤어져야 하는 연인의 슬픔을 형상화하고 있다. 12행에서 15행까지는 가난한 젊은이의 사랑과 이별을 도치법을 이용해서 노래하고 있다.

 

 

[16행~18행]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16행은 가난할지라도 앞에서 노래한 것들을 다 안다는 것을 영탄과 설의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18행에서 '이 모든 것들'은 '외로움, 두려움, 그리움, 사랑' 과 같은 인간적 감정들이며  '버려야 한다는 것을'이라는 시구에서 부정적 현실에 대한 인식, 즉 비애감이 드러난다. 16행에서 18행까지는 가난하기에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젊은이의 현실 인식을 도치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감각적, 현실적, 영탄적

▶ 제재 : 가난한 청년의 사랑

▶ 주제 : 가난 때문에 소중한 감정들을 버려야 하는 비애

▶ 특징

① 유사한 시구의 반복과 도치법을 통해 주제를 구체화하고 강조한다.

② 유사한 시구의 반복을 통해 통일감을 주고 운율을 형성한다.

③ 영탄적 어조를 통해 화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다.

④ 설의법을 통해 단정된 대답의 의미를 강조한다.

⑤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구체화하고 시적 대상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한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걱정 - 기형도  (0) 2024.11.21
어부사시사 - 윤선도  (4) 2024.11.06
이상한 선생님(위기~)- 채만식  (0) 2024.10.31
이상한 선생님 - 채만식(발단~전개)  (2) 2024.10.31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 2024.10.18